특별한 계절 성우는 약간의 어지러움을 느끼며 의자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았다. 벌써 돌아 온 건가.. 이맘때쯤이면 늘 컨디션이 좋지 않다. 원인이라면 잘 알고 있다. 다만 해결책을 찾지 못했을 뿐.. 함께 지냈던 시간보다 더 긴 시간이 흘렀는데도 아직도 이 모양이라니.. 그만큼이나 그가 자신에게 큰 존재였나 생각을 하면서 쓰게 웃는 성우였다. 돌아보면 자신...
다 주고 싶어 “생일에 뭐 받고 싶어?” 다니엘과 연인이 되고 처음 맞는 생일이었다. “별로 받고 싶은 거 없는데.. 필요한 것도 없고.. 형이 있으니까 다른 건 됐어요.” 성우를 끌어안으며 말하는 다니엘에게 그게 뭐냐고 하면서도 함께 웃어버린 성우였다. 성우는 벌써 한참 전부터 고민 하고 있는 중이었다. 다 해주고 싶다. 다니엘이 원한다면 하늘의 별, 달...
“오늘 덕분에 정말 즐거웠습니다.” “차.. 한잔 하고 가실래요?” 느긋하게 밥을 먹었고 차까지 마시고 그녀의 집 앞에 내려주는데 그녀가 주저하면서 말을 꺼냈다. 차를 마시고 왔으니 그녀의 말이 단순히 차를 마시자는 말이 아니라는 건 잘 알고 있는 성우였다. 어쩌면 그녀와는 취향이 맞을지도 모르겠다. 지금 집으로 가도 혼자 땅을 파게 될지도 모르니 누군가와...
“다음주는 밤에 아르바이트 하기로 했어요.” “뭐? 왜 갑자기?” “부탁받았어요.” “다음 주 토요일은...” “잘 모르겠어요. 연락할게요.” 금요일이나 토요일은 특별한 게 없어도 항상 다니엘과 함께 시간을 보냈었는데.. 이렇게 일방적인 통보에 기분이 상하는 성우였다. 게다가 그날은.. 아직 연인도 아니고 어디까지 간섭할 수 있는 건지 모르겠어서 말을 꺼내...
오랜만에 잔업이 없는 금요일이었다. 성우는 벽면에 작게 ‘shadow’라고 적힌 바로 들어섰다. 간판도 걸려있지 않은 조용하고 한적한 그 바는 평범하기만 한 곳이었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곳이었다. 온라인에서 꽤 유명한 게이카페와 연계된 만남의 장소였다. 그러다보니 평범하고 작은 술집 같아 보이지만 손님은 대부분 남자들이고 가끔 보이는 여자들은 호기심...
드림캐쳐 下 “야.. 너 진짜 괜찮냐? 오늘 너 좀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.” 대식의 말에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대식을 노려보는 성우였다. 아까 물었을 때 제대로 말해줬으면 이런 실수는 안 했을 텐데.. 괜히 대식을 원망스럽게 쳐다보는 성우였지만 생각해보면 대식을 탓할 일은 아니었다. 성우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. 자신이 처한 상황이 어떤 것인지 파악도 못한...
드림캐쳐 上 성우는 약국 건물을 나서려다 내리는 비를 보면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. 담배연기를 내뿜으며 하늘을 보았지만 쉽게 그칠 것 같지 않았다. 자신의 손에 들린 약국이름이 적힌 비닐봉투를 들어보다가 비닐을 최대한 작게 말아서 양복 안주머니에 구겨 넣었다. 아직 담배를 다 태우지 않았지만 담배를 던져 버리고 그대로 빗속을 빠른 걸음으로 걷기 시작했다. 시...
다니엘은 한숨을 푹 쉬며 성우의 집을 올려다보고 있었다. 어젯밤에 성주에게서 전화를 받았다. 성우와 만나고는 있었지만 어쩌다 보니 성주와는 아직 한 번도 대화를 나누지 못했었다. 풀어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은 했었지만 괜히 껄끄러워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. 게다가 얼마 전 처음 성우를 안아서 집에 들어가지 못하게 만들어서 더 껄끄러워졌다. “어 성주야....
너에게로 8 “그래서 성우형이랑 거기 갔다가 분위기 땜에 완전 황당했잖아. 얼른 나와서..” “왜 난 성주고 성우는 형이야?” 처음 만났을 때 성우가 물었던 말을 성주에게서 들었던 건 사귀고 얼마 되지 않은 때였다. 그랬던 성주가 다니엘에게 다시 똑같은걸 물었던 건 성우를 의식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이었다. 처음 다니엘에게는 굉장히 큰 의미였지만 시...
너에게로 7 “그만 가자.” 성우가 몸을 돌려 차로 걷기 시작했다. 조금씩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성우가 두려웠다. 다니엘은 큰 걸음으로 성우의 옆으로 가서 성우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. “형. 술 마시러 가요.” “야. 나 그제 마신 술도 덜 깼어.” 아 그날.. 평소와 조금 달라보이던 성우가 떠올랐다. 아니다.. 그날 달랐던 건 성우가 아니라 다니엘 자신인지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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